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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스파클링와인의 양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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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와인의 양조(http://www.cravattanera.com/136)

화이트와인의 양조(http://www.cravattanera.com/137)



파티나 연회에서 자주 보이는 거품이 있는 와인. 바로 스파클링와인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스파클링와인을 샴페인Champagne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지만 정확하게 샴페인Champagne이란 이름은 프랑스 샹파뉴Champagne지방에서 전통방식으로 생산된 스파클링와인에만 샴페인Champagne란 이름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샴페인Champagne이란 이름을 함부로 쓸 수가 없기 때문에 각 나라별로 스파클링와인을 지칭하는 이름이 다릅니다.

독일에서는 젝트Zekt, 이태리에서는 스푸만테Spumante 혹은 프로세코Prosecco, 스페인에서는 까바Cava라고 부릅니다.


스파클링와인의 대명사로 사용될만큼 샴페인Champagne은 스파클링와인 중에서 가장 유명하고, 샴페인의 제조 방법인 '메토드 샹프노아즈Methode Champenoise' 또한 전세계의 고급 스파클링와인 제조의 표준이 되고 있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이 '메토드 샹프노아즈Methode Champenoise'라는 샴페인 제조방식이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생소한 용어가 많으니 읽기 힘드실 수도 있습니다.. 허허..




먼저 샴페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샹파뉴 지방에서 재배가 허용된 포도로 만들어야 합니다. 

샹파뉴 지방에서 재배가 허용된 포도는 피노 누아Pinot Noir, 피노 뫼니에Pinot Meunier, 샤르도네Chardonnay, 피노 블랑Pinot Blanc, 쁘띠 메슬리에Petit Meslier, 피노 그리Pinot Gris, 아르반느Arbanne 7가지 품종입니다.


재배 허용된 품종 중 피노 누아Pinot Noir, 피노 뫼니에Pinot Meunier, 샤르도네Chardonnay 이 세 가지 품종이 샴페인 양조에 가장 많이 사용됩니다.

피노 블랑Pinot Blanc, 쁘띠 메슬리에Petit Meslier, 피노 그리Pinot Gris, 아르반느Arbanne가 샹파뉴 지방에서 재배되는 비율은 0.1%이하로 샴페인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피노 누아Pinot Noir의 경우 샴페인의 바디감과 구조감인 골격을 잡아주는 역할을, 피노 뫼니에Pinot Meunier는 과일향을 더해주며 피노 누아와 샤르도네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샤르도네Chardonnay는 섬세한 버블과 신선하고 우아한 맛, 꽃향기, 산도를 더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샴페인은 와이너리마다 개성을 표현하기 위해 세 품종을 사용하는 방법이 다른데, 샤르도네 품종만 사용하여 양조한 경우에는 블랑 드 블랑Blanc de Blanc이라고 표기를 하며, 샤르도네 이외의 적포도 품종인 피노 누아나 피노 뫼니에로 양조한 경우에는 블랑 드 누아Blanc de Noir라고 표기합니다.





전통적인 샴페인Champagne의 양조 과정입니다.

구대륙과 신대륙의 고급 스파클링와인 역시 비슷한 과정을 통해 양조됩니다.


수확부터 발효까지 포도즙, 즉 와인의 기본이 되는 Base Wine을 만드는 단계는 다른 와인들과 같습니다.

앞서 배웠던 레드, 화이트 양조와 크게 비교되는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병입 후 2차 발효를 하는 과정입니다.


[재료] + [효모]  →  [알코올] + [열] + [이산화탄소]

레드와인 양조편에서 발효 공식이 위와 같다고 했었습니다.

스파클링와인 양조의 핵심은 발효 과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날리지 않고 그대로 와인 속에 녹아들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럼 이제 하나하나 자세히 알아보도록 합시다.




샴페인이 생산되는 샹파뉴 지방은 프랑스 북동부, 독일과 인접한 지역에 있습니다.

북쪽이므로 포도를 재배하기에는 햇빛이 적게 드는, 추운 지역인 것도 알 수 있죠.

따라서 햇빛을 충분히 받지 못한 포도는 당도가 떨어지게 되고, 당도가 떨어지면 충분한 알코올 도수를 내기 힘들어집니다.


이러한 지역들은 빈티지별로 작황의 상태가 크게 다른 경우가 많지만, 작황이 좋건, 나쁘건 샴페인으로써 품질은 유지해야합니다.

상품의 질을 유지하는 동시에, 와이너리별로 개성을 나타내기 위해 여러가지 Base Wine들을 블렌딩합니다.


블렌딩에 사용되는 Base Wine들은 샹파뉴 지역 안에서 생산된 와인들로써 각각 다른 구역, 다른 품종, 다른 수확년도의 와인들입니다.

한 해에 재배한 포도로 만든 Base Wine을 전부 소모하는 것이 아니고 일정 분량을 저장해두었다가, 다른 해에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블렌딩 목적으로 저장해둡니다.

지역, 품종 뿐만 아니라 수확년도가 다른 와인도 블렌딩을 하기 때문에 샴페인에는 유독 NV(Non-Vintage)가 많습니다.


이 블렌딩 과정을 다른 말로는 아쌍블라쥬Assemblage라고 표현하기도 하며, 이것은 와인의 품질을 결정하고, 와이너리의 개성을 나타내며, 이것이 소비자를 사로잡을 수 있는지 없는지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작업이기 때문에 블렌더 마스터에 의해 신중하게 결정됩니다.





어느 와인을 얼마나 섞을지를 정하고나면 소량의 리쾨르 드 티라쥬Liqueur de Tirage와 함께 병입을 합니다.

리쾨르 드 티라쥬Liqueur de Tirage는 와인, 당분, 효모 등이 섞인 탁한 액체로 2차발효가 일어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 단계에서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코르크를 사용하여 밀봉 했었으나, 최근에는 맥주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크라운캡으로 밀봉합니다.


병입이 끝나면 안에 있는 당분과 효모에 의해 알코올과 이산화탄소가 생성되는 2차발효가 시작됩니다.

보통 와인 양조 과정에서는 이산화탄소가 전부 공기중으로 날아갔었지만, 샴페인 양조 과정에서는 밀봉된 상태에서 이산화탄소가 빠져나갈 길이 없기때문에 그대로 와인 속에 천천히 녹아들게 되어 버블이 형성됩니다. 그와 동시에 알코올 도수도 올라가며, 효모의 작용으로 향미가 한 층 더 복잡하게 변하게되어 진짜 '샴페인'으로써 모습을 갖추게 됩니다.


이 2차발효는 약 5일~2주간에 걸쳐 빠르게 진행되는데, 온도가 높으면 발효가 너무 빠르게 일어나 와인이 향미가 단순해지고, 온도가 낮으면 발효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발효 과정에서 적정온도를 유지해주는 것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2차 발효가 끝나게 되면 샴페인에는 높아진 알코올도수, 버블, 복잡한 향미, 그리고 효모 시체들이 남습니다.

지난 화이트와인 양조편에서 언급했던 쉬르리Sur lie와 같이 효모 시체는 계속해서 와인의 향미를 복잡하게 만들어줍니다.

하지만 아무리 효모시체가 와인에 복잡한 향미를 준다고 해도, 이 효모시체가 담긴채로 소비자에게 출하를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숙성과 동시에 효모 시체를 제거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합니다.





바로 르뮈아쥬Remuage, 혹은 리들링Riddling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이 작업은 와인병의 아랫부분을 조금씩 위로 들어올려 병 속에 가라 앉은 효모 시체를 천천히 병 입구쪽으로 모아서 와인으로부터 깔끔하게 분리하기 위한 밑작업입니다.


이 작업은 왼쪽 사진과 르뮈아쥬Remuage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인 르뮈어Remueur가 파퓌트르Pupitre라는 선반을 이용하여 하나하나 병의 상태를 확인하고 병마다 적절한 각도로 맞춰 수작업으로 올리는 과정입니다. 르뮈어Remueur의 인건비가 비싸기 때문에 최근에는 오른쪽과 같이 자동으로 병을 올리는 합니다.

이 역시 (샴페인은 대부분이 고급이지만 그 중에서도)고급와이너리는 아직도 르뮈어Remueur를 고용하여 병 하나하나 손으로 작업한다고 합니다.





르뮈아쥬는 약 3주간에 걸쳐 진행되며, 3주정도면 병 입구에 효모시체가 모이게 되고, 나머지 와인부분은 불순물 없이 투명한 상태가 됩니다.

이 상태를 쉬르포인테Sur Pointe라고 하며, 고급 샴페인들의 경우 이 상태로 몇 년간 숙성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장기 숙성이 가능한 Vintage Prestige Cuvee같은 경우 10년 이상 이상태로 두었다가 출하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숙성이 끝나게 되면 병 입구에 모인 효모시체를 제거하는 작업인 데고르바쥬Degorbage를 합니다.

소금과 염화칼슘을 녹인 물을 영하 20도 정도로 냉각시킨 것에 효모가 모인 병목 부분을 담그게 되면 순간적으로 그 부분이 얼게 됩니다.

그 상태로 크라운캡을 제거하게 되면 내부 압력으로 인해 효모시체가 모인 부분이 병 밖으로 튕겨져 나오게 되죠.

매우 빠르게 이루어지는 작업으로 크라운캡을 빼냄과 동시에 손으로 막아 와인의 손실을 최소화 해야합니다.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5pH9CF756ZM&feature=youtu.be>


밑의 영상이 이 데고르바쥬Degorbage 과정을 잘 담고 있으니 한 번 보시기 바랍니다.



데고르바쥬를 진행하며 와인별로 내용물이 넘치는 등의 손실이 생깁니다.

이 손실된 부분을 메꾸기 위해 와인을 채워넣는 도자쥬Dasage라는 것을 하는데, 이때 설탕 용해액인 리쾨르 덱스페디시옹Liqueur d'Expedition을 같이 첨가합니다.

이 리쾨르 덱스페디시옹Liqueur d'Expedition의 설탕 농도에 따라 샴페인의 당도 등급을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농도가 높으면 스위트한 샴페인이, 농도가 낮거나 첨가를 하지 않는다면 드라이한 샴페인이 됩니다.

보통 와인은 Dry ~ Sweet로 표기를 하지만 샴페인의 경우에는 조금 다르게 표기합니다.


Extra Brut → Brut → Sec → Demi-Sec → Doux

왼쪽부터 당도가 거의 없는 매우 드라이한 샴페인이고, 오른쪽으로 갈 수록 당도가 높은 달콤한 샴페인입니다.





도자쥬Dosage가 끝나면 바로 코르킹Corking을 진행합니다.

샴페인의 압력은 5~6기압 정도이므로 다른 와인에 비해 코르킹 작업이 튼튼하게 이루어져야합니다.

압력이 높아서 파손의 위험이 크기 때문에 병도 다른 와인들에 비해 두꺼울 뿐더러, 코르크의 모양도 두껍고 큼직하게 생겼습니다.

그리고 그 코르크를 철사를 이용하여 병 목에 고정을 시키기까지 하죠.


이 압력때문에 오픈 할 때 코르크가 튕겨져나와 다치실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동물에 물려죽는 숫자보다 샴페인 코르크에 맞아 죽는 사람이 더 많다고 하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니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허허...


코르킹이 끝나면 다른 와인들과 마찬가지로 병숙성을 거치고 출하를 하게 됩니다.



여기까지가 전통적인 샴페인 양조방식인 메토드 샹프노아즈Methode Champenoise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스파클링와인의 종류와 양조국가는 수많이 존재하며 분명 이와 다른 방식의 스파클링 양조방식도 존재합니다.

그리고 와이너리별로 메토드 샹프노아즈Methode Champenoise라는 것이 조금씩 다르기도 할 것이구요.


아마 조금씩 다른 방법이 나오더라도 지금 설명한 방식과 크게 다르지는 않을겁니다. 기본적인 틀은 비슷하거든요.


다음에는 주정강화 와인인 포트와인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 Lawrence Kim




이미지 출처 : Google Image Search

영상 출처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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