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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주정강화 와인의 양조 - 포트Port

와인의 알코올 도수는 다양합니다.

보통 와인들을 기준으로 대부분 낮게는 5%부터 높게는 14.5%까지의 알코올 도수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알코올 도수가 그 이상으로 올라가는 와인들도 있습니다.

바로 주정강화 와인(Fortified Wine)입니다.


세계 3대 주정강화와인이라 불리는 포르투갈의 포트(Port), 마데이라(Madeira), 스페인의 쉐리(Sherry)가 대표적입니다.

그 외엔 스페인의 말라가(Malaga), 이태리의 마르살라(Marsala), 프랑스의 뱅 드 리퀴르(Vin de Liquore)등이 있습니다.





주정강화와인의 양조 방법입니다.


각 나라별 주정강화 와인마다 첨가되는 리큐르라던지, 숙성 방법에 있어서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인 부분은 발효가 끝난 뒤에 리큐르를 첨가하는 주정강화 단계를 거치는 것입니다.

이렇게 주정강화가 된 와인들은 10년 정도는 가볍게 숙성이 가능하고 많게는 40~50년까지 보관도 가능합니다.


왜 멀쩡한 와인에 리큐르를 첨가하는가에 대해서는 각 주정강화 와인마다 조금씩 다른 스토리가 존재합니다.


주정강화 와인 편에서는 세계 3대 주정강화 와인인 포트, 마데이라, 쉐리에 대해서 왜 리큐르를 첨가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들에 대한 특징을 살펴보도록 하죠.





먼저 포트Port는 포르투갈에서 탄생한 주정강화 와인입니다.


탄생 배경은 14세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영국과 프랑스 사이에 일어난 100년 전쟁으로 인해 영국은 프랑스의 와인을 전면 수입 중단하게 됩니다.

와인을 즐겨 마시던 영국인들은 프랑스 와인을 구하기 어려워지자 다른 와인 생산지를 찾게 되고, 런던에서 가까우면서도 영국과 오랫동안 우호관계에 있던 포르투갈로 발길을 돌리게 됩니다.


포르투갈의 북서부에서는 화이트와인을 주로 생산했기 때문에 장거리 운송에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수입해온 포르투갈의 화이트 와인들은 금방 상해버리곤 했죠.

영국인들은 포기하지 않고 장거리 운송에 적합한 레드와인을 찾기 위해 내륙에 있는 Douro강 유역까지 가게 되고, 그 곳에서 생산하는 레드 와인을 발견합니다.

하지만 스페인과 포르투갈 등은 프랑스에 비해 거리가 멀었기 때문에 와인을 운송하는 도중에 많은 양의 와인이 변질되어 마시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였습니다.

영국인들은 먼저 와인을 Douro 유역에서 oPorto까지 운반한 뒤, oPorto에서 와인에 와인을 증류한 브랜디를 첨가하는 방식으로 와인의 변질을 막는 방법을 생각해내고, 이 oPorto라는 곳의 이름을 따서 이러한 유형의 와인을 포트(Port)와인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여기까지가 포트와인의 탄생 배경입니다.

와인을 배우다보면 역사와 밀접한 이야기들이 많아요. 지금 이 포트와인과 백년전쟁이라던가, 미국와인이 발전하게 된 골드러시라던가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있죠. 같이 설명하기 어려운 것들은 나중에 특별편으로 쓰려고 합니다.


다시 포트와인 이야기로 돌아와서, 포트와인은 그동안 원산지명칭법이 없었고, 백년전쟁이 끝나고 난 한참 뒤인 1756년에 처음으로 원산지명칭법이 제정되었습니다.

이것은 1855년 프랑스 보르도의 원상지명칭법보다 무려 약 100년이나 앞서서 제정된 것으로 세계 최초의 원산지명칭법입니다.


지금은 EU에서 보호받는 명칭으로 '포트와인'이라는 이름은 포르투갈의 트라스 오스 몬테스Tras-os-Montes지역의 포르토Porto에서, 지정된 포도로만 양조되어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포트와인에 사용되는 품종들은 대부분이 로컬 품종입니다. 

레드 품종으로는 토리가 프란치스카, 토리가 나시오날, 토리가 프랑카, 틴타 바로카, 틴타 까오, 틴타 아마렐라, 틴타 로리즈, 돈젤리뇨 틴토, 바스타도 등이 있고 화이트 품종으로는 아린토, 베르델호, 말바지아 피나, 돈젤리뇨 블랑까, 비오시노 등이 있습니다.


이름이 어렵죠... 주로 사용되는 품종들도 아니고... 저도 다 못외웁니다... 그냥 이러한 품종이 쓰인다고 한번만 보고 넘어가시면 될 것 같아요.





이제 저 포도들을 가지고 양조를 합니다.

포도들을 수확하고나면, 선별 작업 후 라거Lager라고 불리는 5000리터가 넘는 거대한 통에 모두 쏟아 넣습니다.

현대에는 기계를 대부분 기계를 이용하여 파쇄하지만 전통적으로는 여러 사람들이 이 통에 들어가 직접 발로 밟아 파쇄를 했습니다.

위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아직까지 전통적인 방법으로 양조하는 곳도 많습니다.


포도를 파쇄한 뒤 그 즙을 발효시키다가 알코올 농도가 약 10%에 다다르면 포도 부산물을 걷어내고 얻어낸 베이스와인에 와인을 증류하여 얻어진 브랜디 원액을 첨가하여 알코올 도수가 18~20%가 되도록 합니다.

알코올 도수가 약 16%가 넘어가게 되면 효모의 활동이 점점 감소하고, 자연스럽게 발효가 멈추게 됩니다.

포트와인은 10%정도에서 알코올을 첨가하여 발효를 멈추게하므로 포트와인에는 당분이 남게되고, 달콤한 포트와인이 탄생하게 됩니다.



이렇게 양조된 포트 와인의 종류는 크게 3가지로 나눌수 있습니다.


먼저 '루비 포트Ruby Port'는 1년 이상 숙성된 와인을 블렌딩하여 4년 정도 숙성하여 단기간에 출하되는 포트와인입니다. 가격이 저렴하고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종류입니다. 색이 루비컬러를 띈다고 하여 루비 포트와인이라고 부릅니다.


'레이트 보틀드 빈티지 포트Late Bottled Vintage Port(LBV)'는 특정 해에 수확된 포도만을 사용하여 양조한 와인이며, 병입하기 전에 약 4~6년 정도를 숙성 시킨뒤 병숙성을 거치지 않고 바로 출하됩니다. 레이블에는 포도수확 년도와 병입 년도가 표기됩니다.


마지막은 빈티지 포트(Vintage Port)로 최상급 포트와인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색은 짙은 보랏빛으로 특히 좋았던 해의 포도로만 양조합니다.

빈티지 포트와인은 여과를 거치지 않고, 장기간 숙성을 거쳐서 나오기 때문에 침전물이 있습니다.

보통은 오크통에서 2년간 숙성을 거친 뒤 병입 후 10년~15년 병숙성을 진행합니다.

이렇게 생산된 빈티지 포트와인은 잘 숙성되었을 때 캐러멜, 초콜릿, 호두, 커피 등의 향을 가진 와인이 됩니다.



저도 얼마 전에 Quinta do Estanho Porto Vintage 2012를 마셨었습니다.

적어도 10년은 지나야 시음적기에 들어간다고 했지만 어리고 파워풀한 빈티지 포트를 맛보는 것도 굉장히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시음적기는 이르지만 잠자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흐르면서 가지고 있는 힘을 더욱 단련한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스윌링하고 조금 오래 놔두니 견과류향을 비롯한 향들이 올라오기 시작하더군요. 

빈티지 포트를 마시고 싶으시면 적어도 8~10년 정도 된 녀석들을 맛보시기를 바랍니다. 열리는데 좀 인내심이 필요하거든요.




사실 포트, 마데이라, 쉐리를 한 편에 전부 집어 넣을까 했는데 쓰다보니 분량이 애매하게 길어져서 그냥 하나하나 설명하는게 나을 것 같아서 분리했습니다... 허허...


다음 편에서는 마데이라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죠.



- Lawrence Kim





이미지 출처 : Google Image Sea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