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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nu/Wine Story

#03. 와인을 딸 시간 (2020)

 

 

Uncorked(한국어 : 와인을 딸 시간)

 

Sideway, Bottle shock, Wine country 등에 이어 와인에 관한 영화가 또 나왔다.

이번 영화는 와인에 초점을 둔 것이 아니라 와인을 다루는 사람에 초점을 둔 영화라고 보여진다.

 

Somm시리즈에서 휴먼다큐 형식으로 다뤘던 CMS 도전기와 같이, 이 영화의 주인공 역시 소믈리에로써 MS에 도전하지만, 그와 동시에 가업으로 바베큐 식당을 물려받기를 원하는 아버지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실 필자도 영화 속 주인공인 일라이자의 상황과 비슷한 것을 겪었고, 최근에도 또 다시 겪고 있는 중이다.

 

필자가 고교 졸업후 “나는 와인을 배우겠다”라고 했을 때

아버지께서는 단순한 취미로, 하지만 일은 가업을 물려 받겠지. 라는 생각이셨고

어머니께서는 뭐든지 네가 하고 싶은게 있다면 후회없이 열심히 도전해보거라. 하며 응원해주셨다.

 

그리고 필자는 지금 열심히 소믈리에를 하고 있다.

소믈리에는 여러분이 상상하는 것보다 물 밑에서 많이 물장구를 치지만, 그렇다고 여러분의 생각처럼 많이 버는 직업이 아니다.

그리고 안정적이지도 못하다. 자신이 갈고닦지 않으면 금방 떨어지고 뒤쳐지고, 낙오된다.

결정적으로 취미가 직업이 된다면, 결코 행복하지만은 않다. 필자도 와인을 업으로 삼은 뒤로 몇 번의 후회를 했었다.

 

그런 사실을 필자의 부모님도 알고계시기에, 최근에 아버지께서 하시는 일을 물려 받는게 어떠냐라고 자주 물으셨다.

그리고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4일전에도 3시간정도 이야기를 했고,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머리를 식히기 위해 넷플릭스를 켰을 때 이 영화의 소개를 보고 ‘이 영화 속에 해답이 있을까?’라는 기대심에 보게되었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답을 찾았는지 물어본다면 [아니오]다.

인생에서 결정은 스스로하는 것임을 강조하듯, 이 영화는 답을 알려주지 않는다.

 

이 영화는 한 병의 테이블 와인같은 영화다.

보통 레드와인과 바베큐의 페어링이 좋다고 생각하듯이, 아버지와 아들의 페어링도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레드와인이 바베큐와 페어링이 좋은 것이 아니듯, 여기서도 아버지와 아들의 페어링이 좋은 것은 아니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화려한 CG나 멋진 액션이 있는 임팩트 있는 영화가 아닌, 그저 우리가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일을, 일상에서 겪어가는 일을 다루고 있다.

와인을 마시고 누가 무슨 감상을 결정할지 모르는 것처럼 정해진 결말도 가지고 있지 않다. 

 

 

이 영화의 영어 제목인 Uncorked는 상당히 많은 의미를 품고 있다고 생각한다.

코르크에 막혀 있으면 와인이 나오지 못하고 와인을 맛 볼 수도 없지만,

Uncorked된 상태라면 원한다면 와인을 따를 수 있고, 와인을 맛 볼 수 있을 것이다.

 

꿈도 병 속에 든 와인과 같다.

주인공의 입장에서 아버지의 바램(가업으로 식당을 물려받는 것)이 주인공의 꿈을 막는 코르크가 되듯, 

그 코르크가 사라져 아버지와 주인공의 갈등이 풀리는 것이 Uncorked일 것이다.

그리고 병을 기울여서 MS를 달성하여 주인공만의 꿈을 쫓을 것인지, 그저 Uncorekd 상태로 병을 놔두고 가업을 물려 받는 것인지는 주인공의 선택 인것이다.

 

우리 역시도 바라는 것, 꿈꾸는 것, 되고싶은 것이 있지만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실질적인 문제라는 Cork에 막혀 있을 수도 있다.

어떻게 이 막힌 병을 Uncorked 상태로 만들 것인지, 그리고 Uncorked된 병을 기울일 것인지, 그대로 둘 것인지는 우리의 결정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기회가 된다면 가벼운 테이블 와인 한 병을 오픈하고 마시면서 보는 것은 어떨지.